해가 진 뒤 밭에서 돌아와서야 마당 맨홀이 넘친 것을 알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. 왜관 시가지 가게는 셔터를 내린 다음에야 주방 배수구를 들여다볼 짬이 나고, 북삼과 석적 아파트 저층은 온 식구가 씻는 주말 저녁에 욕실이 말썽을 부리곤 합니다.
막힘이 때를 가리지 않으니 저희도 때를 가리지 않습니다. 깊은 밤이든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전화를 주시면 출동합니다.
전화를 끊고 저희를 기다리시는 사이 해 두실 일입니다.
- ·수도를 더 틀지 말고 돌아가던 세탁기를 멈춥니다.
- ·넘친 물 가까이 놓인 전기 제품과 이불을 옮깁니다.
- ·배수구에 부은 약이 있다면 빈 통을 버리지 말고 둡니다.
현장에 닿으면 그 통부터 보고, 어떤 약이 관에 들어갔는지 살핀 뒤에 손을 댑니다.